은수사는 숫마이봉 아래에 위치한 아담한 사찰이다. 탑사의 대중적인 인기로 인해 사람들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경향이 있지만 은수사는 역사적인 전설과 의미를 가지고 있는 사찰이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고려의 장수로 있을 때 이곳을 지나가면서 산세에 감명을 받고 자신의 포부를 계획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역성혁명, 부패한 고려를 멸하고 새로운 국가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기도를 올린 산이 바로 마이산이고 그 위치는 숫마이봉 아래의 산세와 지세가 출중한 현 은수사터였다고 한다.당시 이곳에는 사찰이 없었을 수도 있다. 단지 이성계가 지나는 길에 목을 축일 수 있는 작은 샘물과 좁은 임도만이 있는 한적하고 외진 지역이었을 것이다. 이곳에 사찰이 들어선 것은 조선시대인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의 이름은 상원사였지만, 이후 정명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다 1920년부터 은수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탑사에서는 새로이 제작한 미륵불을 세워두었지만 은수사는 따로이 미륵을 모시지 않는데, 그 이유는 숫마이봉과 암마이봉이 이미 미륵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륵불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이 상징적인 의미로써 미륵을 의미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은수사에는 산산단이 있어 이곳에서 매년 산신제가 열리고 있고 금년에도 10월 11일 개최되었다. 불교에서 토속신앙과 접목을 통해 민중의 지지기반을 늘려가려고 하기는 했지만, 이곳 은수사는 오히려 토속신앙이 불교를 흡수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둥근 지붕을 가진 건물이 있는데 이곳이 태극전이다. 음양의 사상이 결합된 법당인 셈이다. 정명암이 이미 태극과 일월을 의미하는 사찰이라는 이전 주지의 뜻을 기리면서 만들어 놓은 곳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은수사에는 천연기념물인 청실배나무가 있다. 은수사의 청실 배나무는 이곳을 들른 이성계가 씨를 심었다고 한다. 이 또한 고증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1380년대까지 왜구의 침입을 여러차례 막고, 민란을 봉쇄시켜 토벌하였던 것 등을 감안하면 아주 허황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수령과 크기의 상관관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 나무의 크기는 18m 둘레는 3m 정도이다.
또 다른 볼거리는 은수사에 비치된 1982년 당시 한국 최대의 크기를 자랑하던 법고이다. 관광객들의 놀이기구가 되는 것을 막기위해 보살님이 지키고 있는 이 법고는 울림이 깊어 북소리를 들으면 평온함을 향한 인간의 원초적인 감수성을 자극하는 듯하다. 법고와 한 쌍을 이루는 어탁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천고뇌음보살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법고를 소중하게 다루면서 그 소리의 여운을 느껴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근자에는 탑사의 화려함에 가려져 있는 듯한 은수사의 조용함이 더욱 더 가슴에 남는다.
사진. 2011. 11월 초'발길따라 떠나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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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에 몇번 가보았지만 남쪽으로 올라갔다 내려와 여기는 한번도 못가봤네요
즐감했습니다. ^^